목요일, 11월 20, 2014

구글수표 한 장 - 애드센스 판 은화 한 닢

피천득 선생님께는 죄송한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은화 한 닢을 보다가 생각나서 써봅니다. 구글수표 한 장...

원작에서 좀 맞게 수정한답시고 손을 댄 탓에, 좀 투박해진 것 같네요.



내가 구글에서 본 일이다. 쩌리 블로거 하나가 다른 블로그에 떨리는 손으로 구글 수표 한 장을 스캔해서 댓글로 올려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수표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보아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누리꾼의 답글을 기다린다. 누리꾼은 블로거의 수표 스캔을를 쳐다보다가,

"좋소"

하고 간다. 그는 '좋소'하는 말에 기쁜 얼굴로 수표를 가슴 깊이 집어 넣고 리플로 몇 번이나 감사를 표시하면서 간다. 그는 또 다른 블로그를 찾아 갔다. 다시 스캔한 수표를 댓글로 올리면서

"이것이 정말 구글에서 발행한 수표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그 누리꾼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수표를 어디서 훔쳤어?"

쩌리 블로거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중요한 수표를 떨어트립니까? 떨어지면 안보이나요? 어서 봐주십시오."

누리꾼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리플을 투척했다.

그는 얼른 수표를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수표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수표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수표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2달러 짜리를 줍니까? 블로그 한 명 방문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애드센스 한 번 클릭해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애드센스 한 클릭 한 클릭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 오십달러를 보류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구글수표 한 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수표를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수표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수표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구글수표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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